꽃피는 춘삼월, 언양의 진산인 고헌산(高獻山)을 찾았다.
고헌산은 해발 1034m로, 옛 언양현의 진산이다.
고헌산은 옛 언양 사람들이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라고 한다.
고헌산은 비록 영남알프스 주 산군에서 조금 비켜나 있지만 1000m가 넘는 영남지방의 산군이라는 정의에 부합돼 결국 포함되지 않았나 싶다.
서쪽으로 가지산,남으로는 신불산,간월산과 영취산이 이어져 있으며 산 꼭대기에는 산성골이라는 옛 산성터가있다.
고헌산은 두리뭉실한 산세에 비해 대통골이라는 영남알프스중에 가장 난이도가 높은 협곡을 간직하고 있다.
고헌산은 지리적으로 옛 언양현의 진산이라는 인지도를 제외하면 내세울만한 기암절벽이나 특이한 볼거리를 가지고 있지는 못한 편이다.
영남알프스의 계곡치기 산행중, 금강골과 더불어 가장 난이도가 높은 대통골...
그나마 대통골이라는 숨은 협곡을 가지고 있어서 영남알프스의 주 산군에 당당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찜질방을 지나자 우측에 공중화장실과 미니주차장, 산행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수차례 고헌산을 올랐지만 대통골 계곡을 온전히 거슬러 오르는 계곡치기를 해 보지를 못 했었다.
해빙기에 전날밤에 내린 비까지... 조금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늘은 계곡치기를 강행해 보기로 한다.
강산교에서 대통골 계곡으로 들어 간다.
대통골은 상수원이므로 특별히 오염행위는 삼가야....
해빙기에 주중에 내린 비로 수량이 제법 된다.
계곡을 치고 오를 수 없어 우회를 하는데 쌓인 낙엽이 무릎을 잠긴다.
이끼폭포도 만나고...
와폭 형식의 삼단폭포에서 커피 한잔을 하고...
폭포를 거슬러 오를 수 없어서 첫번째 우회...
뒤돌아 보니 서서히 협곡의 형상이 나타나고...
한겨울에 찾았을때는 여기도 이끼와 고드름이 참 멋졌는데.....
봄이 오는 오늘은 전혀 다른 그림이다.
두번째 우회구간, 자일이나 암벽용 장비가 없으니 우회할 수 밖에 없다.
우회도 쉽지는 않다.
녹아 내리는 물기와 낙엽, 그리고 이끼... 미끄러질까 조심 또 조심이다.
다시 계곡으로 들어 갔지만, 사진 한장 찍고는 다시 돌아 나와야만 했다.
세번째 우회...
우회하면서 만난 대통골 지류의 멋진 폭포...
또 한번 잠시 들러서 사진한장 찍고 돌아 나온다.
네번을 우회하고 다시 계곡으로 들어 간다.
협곡은 폭 2m남짓, 높이 10여m이상으로 이어진다.
대통골 협곡의 절정을 이루는 지점...
수량은 줄어들었지만 협곡의 깊이는 점점 더 깊어진다.
대통골 협곡, 카메라 렌즈를 세워서 찍어도 다 담을 수가 없어 아쉽기만 하다.
혹시나 협곡의 좌우에서 해빙기에 바위나 흙이 무너져 내릴까 싶어 신경이 바짝 쓰이지만,
네번을 우회한 뒤로는 계곡을 계속 거슬러 오를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낙엽에 빠지고, 쌓인 눈에 빠지고, 등산화와 장갑은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다.
야~호!!!! 길었던 대통골, 이제 끝이 보인다.
저 앞에 보이는 능선이 고헌산 서봉에서 주봉을 지나는 능선으로 보인다.
대통골의 계곡을 비켜 오르는 우회등로와 만난다.
고헌산 능선으로 오른다.
오~호, 이건 덤이다!!!!! 출발전 울밀로에서 본 구름이 밤새 상고대를 만들고 있었던 구름이었나????
올 겨울에 처음만난 눈꽃이 아닌 제대로 된 상고대다.
고헌산 서봉
곧바로 고헌산 주봉으로 이동 한다.
지나는 바람이 상고대의 청아한 부딪힘을 울리고...
고헌산 주봉, 대통골을 오를때와는 달리 바람이 차다.
주봉 남쪽의 큰바위 아래서 점심을 한다.
점심과 커피까지.... 한껏 여유를 부리고 나서야 걸음을 옮긴다.
동봉으로...
소호령방향의 진달래와 철쭉 군락지 전망대까지...
동봉으로 돌아와 동릉으로 하산한다.
고헌사 방향의 우측으로 ....
고헌사로 내려 선다.
출발지로 원점회귀...
영알을 대표하는 계곡치기에는 학심이골, 심심이골, 천문지골, 쇠점골, 용수골, 옥류골, 청석골, 청수골, 왕봉골, 금강골, 천상골, 저승골, 무등골, 금강동천, 옥류동천, 주암계곡, 계살피계곡, 상운암계곡, 가인계곡, 통수골... 등 수많은 코스를 가지고 있다.
짧은 내 산행에 마음의 숙제로 남겨 두었던 고헌산 대통골 계곡치기,
일반 등산으로는 치고 오를 수 없는 몇곳의 코스가 아쉬움으로 남기는 했지만, 묵직한 마음 하나를 내려 놓은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다.
대통골, 미끄러움을 피할 수 있는 계절을 택해 다시 한번 도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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